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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잔동에서 생긴 일
글쓴이
임현술 저
출판사
글을읽다
출판일
2017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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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임현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와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부임해, 의과대학장, 의학전문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 8월 정년퇴임과 함께 동국대 의대 석좌교수가 되었다.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및 가정의학 전문의로 환경병, 직업병, 농어림업인병, 병원병, 군인병 등을 연구하여 국민의 건강보호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한국농촌의학·지역보건학회 회장, 한국역학회 회장,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분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환경보건역학』,『유리섬유 폐기물에서 조류인플루엔자까지』등이 있으며, 국내·외에 3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큰 연구 성과를 이룩하였다.
경상북도지사 표창패(2014),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장(2016), 대통령 표창장(2003) 및 근정포장(2010)을 수상하였고 마르퀴즈 후즈 후에서 수여하는 '2017 알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 공로상(2017)'을 받았다.

책 소개

분야자연과학
1995년 1월, 저녁뉴스를 보던 저자(대표저자, 동국의대 임현술 교수)는 유리섬유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유리섬유 공장이 들어선 이후 인천시 고잔동 주민들이 피부병, 지방종, 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였다. 자동차 내장제로 쓰인 유리섬유의 피해사례를 국내에서 최초로 연구했던 터라 유리섬유라는 말에 용수철처럼 뛰어올랐다. 자신이 나서면 지역주민들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경주에서 고잔동까지 찾아가 연구를 진행하고 유리섬유의 문제를 최초로 학계에 보고하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1974년 이 마을에 유리섬유 공장이 들어서고, 공장 주변과 마을의 우물까지 폐유리섬유로 뒤덮이면서 마을 주민들은 원인도 모른 채 앓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이런 사실이 본격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것은 1994년 무렵이었다. 저자가 학계에 고잔동 사건을 발표하자, 환경부는 우리나라 최초로 환경병에 1억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다. 그런데 용역은 전공과 무관한 서울대 교수에게 돌아갔고, 서울대 교수 팀을 꾸려 6개월간 용역조사를 벌이더니 유리섬유와 마을 주민들의 질병과는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앞서 학계에 발표했던 저자의 연구를 전면 뒤집은 것이다. 폐유리섬유에 장기간 노출되어 병에 걸렸을 것이 너무 분명한 사실인데도 이를 부인하는 서울대팀에 저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결국 이 문제를 풀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잔동을 다시 방문하여 재조사에 돌입한다.
저자들 네 명이 팀(동국의대팀)을 이루어 진행된 1년6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고잔동 유리섬유에는 유리섬유 이외에 활석이라는 천연물질이 함유되어 있었고 이것이 지방종과 악성종양 같은 각종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밝혀낸다.
그렇다면 서울대팀은 왜 유리섬유가 주민들의 질환과 관련이 없다고 했을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물이나 공기 속에 포함된 유리섬유를 판별할 수 있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서울대팀을 구성하는 연구진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정작 핵심 전문가는 빠져 있었다.
저자팀(동국의대)은 고잔동 주민들의 몸에서 나온 지방종에 들어있는 유리섬유를 다시 분석하러 국내의 유수 연구소는 물론 일본의 연구소까지 찾아가면서 연구결과를 차근차근 쌓아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고잔동 사건은 환경병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성을 갖는다. 환경병으로 정부가 나서서 조사한 최초의 사례인데다, 단일한 사건으로 이처럼 명확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용역조사를 통해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정부 용역의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이었고, 객관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발적인 연구자를 배제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경우였다. ‘서울대 배지’는 진실을 가리는 결정적 구실이 되었다. 고잔동 사건은 젊은 시절 이 연구에 참여해 지금은 이 분야에서 이름을 얻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즉,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나, 현장은 왜 중요한가, 우리는 왜 현장을 소홀히 하고 있는가 등.
저자는 지난 20년간 고잔동 사건을 책으로 엮겠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만큼 저자에게는 고통의 세월이었다. 진실이 외면되는 현실에 맞서 외로운 사투를 벌였다. 역학자로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 이면에는 고잔동의 상처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고잔동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저자가 고잔동 사건에 뛰어들게 된 경위에서부터 아직 끝나지 않은 고잔동까지 고잔동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학자의 눈으로 접근하고 있다. 2장 ‘고잔동 메모’는 고잔동 사건을 겪으면서 기록한 저자의 일기와 법정 증언내용,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이 수록되었다. 일기에는 저자의 절절한 심정이 담겨있다. 3장 ‘고잔동 사건을 말한다’는 고잔동 사건에 관계했던 저자 임현술, 김정란, 정해관, 김지용 교수와 그리고 최초로 고잔동 문제를 외부에 알렸던 마을 주민 민면식 씨, 8년간 고잔동 사건을 맡아 법정을 드나들었던 김영해 씨, 변호를 담당했던 최원식 변호사의 증언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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