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싱클레어의 파란만장한 여정
헤르만 헤세의 영원한 고전 『데미안』을 그림책으로 만나다
사람들은 때때로 금지된 것, 위험한 일에 마음이 더 끌리곤 합니다. 사회적 규칙과 질서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서 짜릿함을 느끼기도 하지요.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청개구리가 살고 있는 걸까요? 남들이 하지 말라고 막아서는 일은 어쩐지 더 궁금하고 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한 번 길을 잘못 들어서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어떤 결과가 찾아올지 모른 채 위태로운 생활을 이어가게 됩니다. 『데미안』 속 싱클레어가 꼭 그랬어요.
싱클레어의 집은 따뜻하고 화목했어요. ‘어두움’과는 거리가 멀었지요. 하지만 이상하게 싱클레어는 바깥의 어둡고 시끌시끌한 소리에 끌렸어요. 수업이 없는 어느 오후였어요.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던 싱클레어는 불량소년 프란츠 크로머 앞에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 일을 빌미로 크로머는 돈을 가져오라고 협박하지요. 결국 싱클레어는 어머니의 돈에 손을 댑니다. 숨이 멎을 만큼 뛰던 가슴은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싱클레어에게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집니다.
크로머의 괴롭힘으로부터 싱클레어를 구해 준 것은 데미안이었어요. 데미안과 가까워지면서 흔들리던 싱클레어의 삶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합니다. 하지만 데미안과 헤어지고 나서 더 큰 소용돌이가 찾아왔어요. 싱클레어는 매일매일 밤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렸어요. 어두운 세계는 위험한 만큼 스릴이 넘쳤지요. 하지만 무엇을 해도, 누구와 함께 있어도 외로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싱클레어는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힘없이 웃고 있는 자신을요. 그제야 싱클레어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새가 태어나기 위해 스스로 알을 깨듯이’ 자신을 깨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