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점철된 삶책, 어떻게 읽으십니까? 물론 책은 눈으로 보고 뇌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책 읽기란 그렇게 끝나지 않지요. 무언가 우리 몸을 통과하면 변화가 생기듯, 그러니까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가 만들어지듯 책을 읽으면 책의 내용으로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납니다. 그 일은 지식을 받아들이면서 쌓이는 이해의 축적일 수도 있고, 감정의 동요일 수도 있으며, 이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삶이 변하기도 하지요.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섬 동네로 갓 이사 온 타지의 외톨이로 친구조차 사귀기 어려웠던 어린 시절, 서울 친척 댁에서 본 100권짜리 소년소녀세계명작전집에 문화 충격을 받고, 그 첫 권 『행복한 왕자』가 준 감동을 어른이 된 지금도 고스란히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였던 이 사람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습니다. 그렇게 독서는 시작되었지요.셜록 홈스를 통한 자기 성찰, 소설들이 가져다주는 자신과 다른 삶에 대한 이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처럼 사랑과 믿음으로 버틴 학창 시절까지, 책은 이 사람의 삶 곳곳에 배어들고 갖가지 색을 입혔습니다. 세상을 보는 법,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 인간의 삶과 죽음, 심지어 첫사랑의 추억마저 책과 함께하죠. 이 사람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책이 길을 열고, 책을 읽는 순간이 인생의 중요한 때가 됩니다.책으로 만들어진 삶은 결국 책을 만드는 삶을 품기 시작합니다. 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온 저자는 이제 편집자가 되어 책을 읽으며 겪은 치열한 자기 고민, 살면서 느꼈던 의문을 편집자로서 자신의 삶에 풀어냅니다. 그리고 책으로 기억하는 자신의 삶과 책을 만드는 지금의 자신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