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 선정 도서로 나와 무턱대고 신청 하긴 했는데, 막상 리뷰어로 선정되니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영화 ’숏버스’의 원작인 줄 알고 관심이 많이 갔는데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책이었다. 물론 영화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굳이 책으로까지 어둡고 불편한 얘기를 읽어야 하나 고민도 했다.

하지만 매번 내가 읽고 싶은 것만 읽으며 책을 편식할 수 없는 노릇이라 무겁게 책 한 페이지를 넘겼다.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다. 더욱이 소설이 아닌, 저자가 직접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일종의 여행기라 사실만을 써 더 딱딱하게 느낄지 모른다. 주인공인 조나선 무니는 어렸을 적 읽기 장애가 있어 학창 시절에 무수한 멸시와 조롱을 견뎌내며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했다. 이 책은 바로 조나선 무니가 억압의 상징인 ’숏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여러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며 기록한 것이다. 학습장애가 있는 브렌트, 다운증후군인 케이티 등 장애가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있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담담하지만 가슴이 먹먹하게 기록했다.

예전에 동원학교로 실습을 나간 적이 있었다. 그 실습이 있기 전까진 나 역시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으로 당연시 생각하고 있었다. 은연중에 장애인은 비정상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습 첫 날 교장선생님 특강을 받고 장애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할 수 있었다. ’ 보는 시각에 따라 장애는 상대적이다, 예를 들어 읽기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읽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그 학생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다’.

’숏버스’의 교사들은 하나같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정상’에 근접하라고 강요하며, 아이들은 절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저자인 조나선 무니 역시 그런 말을 들으며 더 악착같이 노력하며 장애를 극복했다. 그러나 그 역시 ’정상’에 대해 고민하며 숏버스 여행에 참여했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간다.

물론 장애를 가졌다는 것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사회상과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이 만족하고 행복해 하면, 굳이 우리가 ’정상’이라는 것에 그들을 강요하며 퍼즐 맞추듯이 끼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리어 그들이 더 만족하고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학교시스템 등 주변 환경을 강화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병은 건강의 한 부분이지. 정상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범위가 훨씬 넓다는 것을 배운 거야.’ p390

읽는 내내 책을 덮었다 펼쳤다했지만 조나선과 ’숏버스’에서 만났던 여러 사람들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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