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의식은 과학 분야와 철학 분야 모두에서 극도로 어려운 개념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뇌와 의식은 여전히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분야다. 아마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닌 10년간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 일어났던 바, 이 책은 그러한 발전을 알려는 연구자나 학생 등에게 훌륭한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프랑스 SACLAY 연구소의 인지신경영상 연구 분과의 수장으로, 프랑스 학술원 회원이면서 언어와 우리 뇌에서 수(Number)를 인지하는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이기도 하다. 아울러 의식에 대한 좋은 연구들을 진행해온 이 분야의 저명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뇌와 의식에 대한 연구와 관련된 새로운 실험에 따른 증거를 요약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사실 뇌와 의식에 대한 연구에서 대표적인 걸림돌 중 하나는 눈에 보이는 ‘주관적 특성’이다.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은 이러한 ‘주관적 특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이러한 ‘주관적 특성’이라는 것을 극복할 수 없기에, 특히 의식에 대한 연구는 영원히 철학자들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봐왔다. 하지만 저자는 과학 분야에서의 새롭고 창의적인 실험과 그에 따른 흥미진진한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의식이란 대뇌 피질 내부에서 뇌 전체에 정보를 발송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의식은 신경세포의 네트워크에서 생기며, 신경세포망의 존재 이유는 뇌 전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적절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제안한 ‘광역 신경세포 작업 공간’이라는 개념은 신선하면서도 도전적이다. 아울러 저자는 이 작업 공간에 부여된 근본적인 성질은 ‘자율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유의지의 기계인가? 우리 내부로부터 기원하는 자율 활성화 신경세포, 그것의 능력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저자는 또한 이러한 의문에 따른 실험의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뇌와 의식에 대한 새로운 이론까지 개발하려고 한다. 그 이론은 뇌와 의식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의 좋은 출발점이며, 뇌와 의식에 대한 더 많은 연구를 이끌어줄 검증 가능한 이론이기도 하다.
의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이 책도 끝에서는 깊은 철학적 의문으로 되돌아가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과학적 해답을 찾게 되면 아마도 요즈음 잘 알려진 강한 인공지능(AI)도 이를 기반으로 탄생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레이 커즈와일이 이야기하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걱정하는 미래의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과 관련하여 의식에 대한 문제는 중심에 놓일 것이며, 이러한 인공지능과의 공존 문제는 바로 우리 뇌와 의식에 대한 연구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이는 결국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인공지능이 단순한 업무를 넘어서 창의성이 필요한 부분까지 해냄으로써 인간의 모든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시작되는 이 시대에,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한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_ 김영보(가천의과학대학교 교수/신경외과 교수/뇌과학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