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판의 바둑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중요하지 않은 쟁점은 없다. 가볍게 방향을 정해가는 포석이든, 귀와 변에 이르는 정석이든, 그리고 더욱 복잡해진 어느 국면에서 벌어지는 전투든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 다만 어디서든 한 수 삐끗하면서 바둑을 그르치는 경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실수라는 것이 인간의 조건인데 인생의 축소판인 바둑에서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런데 초반 정석이나 포석이라면 다소 실수해도 아직 갈 길이 멀어 언제든 만회할 수 있지만, 삶과 죽음을 둘러싼 공방에서의 실수는 승부와 직결되므로 얘기가 달라진다. 문제는 치명적이라는 데 있다.
이처럼 삶과 죽음, 즉 사활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사활 공부가 수읽기의 힘을 기르는 데 으뜸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수읽기의 힘은 바둑 전반, 그러니까 포석이나 정석 시대, 또는 부분전투에 의한 수상전, 공격과 타개, 끝내기에 이르기까지 두루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의미에서 바둑의 모든 것이 수읽기의 범주에 들어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곧 사활 공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는 뜻도 되는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을 통해서 사활이라는 테마와 보다 친숙해지고 그러는 사이에 저절로 수읽기의 힘이 강해진다면 기력도 자연히 업그레이드되고 판을 그르치는 절대 실수는 사라질 것이다. 그런 안정된 기량이야말로 승률을 높이는 지름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