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주는 가족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왜 이들은 서로를 할퀴면서도 헤어지지 않는 걸까?
유년시절, 부모와 바람직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은 발단 단계에서 심리,정서적으로 결핍된 '어른 아이'로 성장한다. 이들은 누군가에게 비정상적으로 의존함으로써 보상받고자 하는데, 가족 내 이런 병적 의존 증상을 '가족의존증'이라고 한다. 알코올중독으로 아내를 때리는 남편과 그를 수호천사처럼 보살피는 아내, 성인이 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참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끔찍해 하면서도 독립하지 못하는 딸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가해자와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의존하면서 상대를 통제,조절하려는 '관계중독' 상태에서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받으며 처참한 통속극을 되풀이한다. 술, 약물, 도박, 섹스, 일에 대한 중독 역시 의존증자에게는 가족을 대신한 이차적 의존 대상인 셈이다. 그리고 이들의 뒤틀린 모습은 거울에 비친 우리 모두의 반영이다.
상처를 사랑으로, 사랑을 상처로 주고받는 가족의존증,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가족 간의 '지배 - 의존' 관계의 틀을 깨라고 말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뒤엉켜있는 개개의 자아를 독립시키라는 얘기다. 가족을 조작하려 하지도, 의존하지도 않는 '진짜 어른'이 되어 타인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다면 공허함과 외로움에서 오는 의존 현상은 훨씬 완화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랑의 공동체'이라는 미명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었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