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하루, 피할 수 없는 공포가 찾아든다.
서늘하고 기묘하게 매료되는 이야기
아무도 없는 곳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시선, 존재할 리 없는 이와의 조우, 온몸에 소름이 돋는 무언가의 서늘한 기척. 살다 보면 때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인간은 이러한 정체 불명의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에 강렬한 호기심과 흥미를 느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 서늘하고도 오싹한 이야기들은 갑자기 묵직한 무게를 가지고 현실로 다가온다. 그 이야기들 틈새에 실제로 살아 숨쉬는 존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괴담: 서늘한 기척』은 공포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곱 편의 기묘하고 서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 불쑥 찾아오는 기이한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간결하고도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여기 담긴 것은 항간에 떠도는 불온하고 뒷맛이 나쁜 괴담이 아니라, 순수하게 오감을 자극하는 오싹하고도 여운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고이케 마리코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연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사랑받아 온 소설가이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나오키상, 시바타 렌자부로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평정한 탄탄한 작품성과, 독자를 몰입시키는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괴담은 이러한 요소들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작가의 또 다른 특기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실제로 경험했던 에피소드와 허구를 선명한 문체로 버무려내 완성도 높은 공포소설로 재탄생시켰다.
어릴 때부터 곧잘 ‘죽음’을 강하게 의식해왔다. 죽음에 대한 나의 정서는 어른이 되어도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강해졌다. 미칠 듯한 상실감, 절망. 그러나 그것 역시 언젠가 부드러운 온기를 띤 것으로 변해갔다. 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죽은 이들이라는 것을 매번 느끼고 깨달았다. 내가 지금까지 환상기괴소설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여러 편 써온 것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이것은 딱히 소름이 돋는 공포체험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문득 느낀, 뭔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기척’이었던 데 불과하다.
_저자 후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