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부터'의 읽기과 가르치기의 윤리를 '아래로부터'의 서발턴 관점과 '대리보충'하는 관계 속에서 지속시키는 방법을 아시아의 복수화라는 과제로써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출생이라는 우연에 의해 아시아라는 이름을 주장하는 한 사람으로서 스피박은, 미국-러시아-유럽의 권력-이익에 따라 구성되고 배열되며 호명되는 아시아의 특정 부분을 아시아라고 생각하는 태도나, 우리의 정체성을 단일하고도 고정되게 기술하는 것으로 또 경제중심의 특정권역으로만 아시아를 바라보는 태도를 넘어설 것을 요청한다. 그래서 스피박은 그동안 관심을 갖고 있던 권역들 바깥에서 아시아를 찾아보자고, 관대한 중앙아시아에 대한 무지를 벗어나자고, 지구화 욕망에 따른 석유 접근권 때문에 최근에 부상한 포스트 소비에트 권역을 지구적 게임에 저항하는 서발턴적 대항집단성의 부상이라는 맥락에서 보자고 주장한다.
지구화에 맞서는 지역이라는 최소 단위의 공간을 좀더 넓게 또 융통성 있게 묶어 내는 권력 사유에서는 특정한 단일 정체성에 귀속되지 않고 이동하는 입장들의 전체집합으로서 아시아를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사유는 정체성의 정치에 기반한 반식민주의, 민족해방 투쟁, 민족정체성이라는 개념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보는 궤적을 따른다. 지구적 게임을 견제해야 할 남반구 국가들의 역할이 여전히 필요한 만큼 포스트 국가적 세상이라는 말도 좋은 구호가 아니다. 그래서 스피박이 내세우는 것이 '비판주의 권위주의'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