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추락 이라니 제목이 너무 아이러니 하다. 뉴욕의 배경위에 짙게 낀 먹구름의 표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에 이 저자에 대한 기본정보를 모르고 책을 읽었을 때는 그렇고 그런 단편집인 줄 알았다. 근데 읽으면 읽을 수록 배경은 미국인데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중국사람들이다. 이제서야 이 소설의 배경이 미국으로 아메리칸드림을 꿈꿔 중국에서 들어온 이민1세대이거나 교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안의 작은 중국인 것이다. 그들의 삶은 휘청거리고 때론 불안하며 힘겨워 보인다. 어떤 이유로 미국에서 살게 됬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루하루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또한 타국에서의 외로움 때문에 원치 않는 관계를 맺기도 하며 그야 말대로 멋진 추락을 하면서까지 삶을 꾸려 나간다. 그들이 꿈꿨던 미국에서의 삶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어떤 꿈을 품고 미국이란 나라에 오게 되었을까. 이민자들의 평탄하지 만은 않은 생활상을 저자는 고스란히 소설에 녹아냈다.

하진의 문체는 간결하고 단순해보여 소설이 쉽게 쉽게 읽힌 다는 느낌이 들었다. 굉장히 유명한 작가임에도 문체가 굉장히 단순해보이는 데에 놀랐다. 하지만 그런 단순함 속에 감정의 표현이 적절히 사용되어 뭐랄까 소설을 읽고난 뒤에는 산뜻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옮긴이는 이런 하진의 소설을 감정이 절제된 리얼리즘소설이라고 하는데 이는 굉장히 단순하게 쓴 것처럼 보여도 하진은 실제로 20번이 넘는 교정을 통하여 작품을 쓴다고 했다. 그런 교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이런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해봤다. 또한 그런 형식과 문체가 하진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또 하진은 중국사람이라면서 영어로 작품을 써왔다고 하는데 특이한 작가이력만큼이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