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란 모름지기 예뻐야 한다?!
과거든 현재든 여성들의 마음속에는 ‘뚱녀’가 살고 있다. 성숙한 인격, 탁월한 재능과 실력을 가졌어도 관계없다. 예쁜지 그렇지 않은지의 여부도 상관없다. 여성들은 늘 자신이 못생기고 뚱뚱하고 늙어서 예쁘지 않다고 여긴다. 언제나 예뻐지고 싶어 하거나, 예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쁜 여자가 되는 일은, 거의 모든 한국 여성들의 숙명이자 굴레다. 그렇다면 한국 여성들은 언제부터, 왜 예쁜 여자가 되는 일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그로 인한 불행감은 어떤 논리로 극복할 수 있을까?
『예쁜 여자 만들기』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미인 강박의 문화사 고찰기’다. 『육체의 탄생』(2008)을 통해 근대의 시작이 몸에 대한 관심의 폭발적 증가와 맞물려 있음을 밝힌 이영아는 이 책에서 특히 여성의 몸에 주목한다. 여성의 몸 가꾸기 문화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것이 근대 이후에 급속도로 팽창한 사회 현상이라는 점을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밝히면서 미인 권하는 사회의 여러 단면을 들여다본다.
운동을 왜 시작했는가? 피부 마사지를 왜 받는가? 왜 배고픔을 감내하면서까지 다이어트를 하는가? 다 잘 살자고 시작한 운동이고, 외모 관리이고, 다이어트 아닌가? 그럼에도 여성들은 그것 ‘덕분에’ 잘 살기는커녕 그것 ‘때문에’ 오히려 팍팍하고 불행한 삶을 산다.
문제는 불안감이다. 오늘을 사는 여성들은 날씬해도 불안하고, 미끈한 피부를 소유하고 있어도 불안하다. 저자는 『예쁜 여자 만들기』가 이처럼 만성 불안에 시달리는 불행을 안고 있는 ‘우리(저자를 포함한)’들을 떠올리며 쓴 책이라고 말한다. 그냥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식의 일반적 답을 내놓기 위해서가 아니다. 몸에 대한 모든 관심을 끊고 외양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라는 식의 ‘도덕적’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도 아니다. “왜 우리가 몸에 대해 그렇게 ‘지나치게’ 집착하는지를 제대로 ‘알고’, 그러한 앎을 통해 한층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찾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