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도 비껴간 운명, 조선의 천민
온갖 수탈과 차별에 저항할 힘조차 상실한 천민의 삶에 주목하다
노비와 광대, 둘은 조선시대 가장 아래서 멸시받던 여덟 부류 천민에 속한다. 기생, 백정, 공장, 무당, 승려, 상여꾼을 더해 ‘팔천八賤’이라고 부른다. 천민들의 삶을 역사에서 들춰내기란 쉽지 않다. 기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역사가 천민을 기억하지 않기 때문이다.『조선팔천』은 현실에서도, 역사에서도 주목받지 못한 ‘여덟 천민’에 주목한다.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한 여러 역사서에서 찾아낸 천민들의 삶에 비친 조선의 역사를 들춘다.
팔천은 일반 백성들과 가장 가까이 살면서 다양한 직업에서 활약하며 조선의 발전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역사는 이들을 기록하지 않았고, 불과 최근세까지도 무시당하고 멸시받는 존재였다. 이들의 삶에서 찾아낸 역사가 조선을 읽는 새로운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천민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며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견뎌야 했던 노비, 말을 알아듣는 꽃(해어화)으로 불리지만 양반들의 노리개에 불과했던 기생, 마음대로 살 자유조차 박탈당한 백정, 왕과 양반들 틈에서 웃음을 팔면서도 정작 웃을 수 없는 인생의 광대, 이 밖에도 공장, 무당, 승려, 상여꾼 등 조선시대 팔천의 다양한 삶 속엔 조선의 역사가 오롯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