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재는 이야기꾼이다. 그는 구조에 천착하지도 않으며, 알레고리를 만들어내려 하지도 않는다. 인간의 본성을 차갑게 파들어 가기를 원하지도 않으며, 추상적 관념에 매달리지도 않는다. 시적 언어를 주조하고자 하는 욕망도 그에게는 그리 크지 않다.
무엇보다 장우재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다. 장우재는 시골장터에서 사람들을 가득 불러 모으는 약장수의 입담을 지니고 있다. 화성인 이옥에 등장하는 ‘전기수’처럼 그는 우리에게 허구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려주기를 원한다. ‘전기수’라는 직업이 소설을 읽어 주는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란 극 장르보다는 소설 장르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_ 조만수의 장우재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사람 중에서
이 희곡집에는 화성인, 이옥 외에 ‘아들을 참수한 테러리스트를 비난하기를 거부하는 마약 중독자 아버지의 이야기’(미국아버지), ‘고등학생 건물주가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받기는커녕 월급을 주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여기가 집이다), ‘부산에서 1953년에 떠난 열차가 시간의 벽을 뚫고 2014년의 서울에 도착하는 이야기’(환도열차)의 4편의 희곡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