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꽃이 핀다. 봄이다. 벚꽃은 벌써 흐드러지게 피어 방사성 비를 맞고 사르륵 떨어져 사방에 날리고, 개나리는 미친듯이 만개했다. 목련은 이제 안녕을 고하고. 그래서 그런가? 봄이라 그런가? 꽃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고 책을 보는 순간 두근거리지 뭔가!(정말이다.) 표지를 뚫고 피어날 오를 것 같은 꽃 그림은 무척 아름다웠다. 표지에서 향기까지 나지 않을까...했으나-_-

작가 김영철이 풀어 놓는 풀꽃들은 하나같이 향기롭기만하다. "소중하지 않은 꽃이 없다"더니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다. 그래서였나? 책을 보자마자 손가락사이에 끼우고 한 권을 후루룩 훓어 꽃들을 봤다. 오! 대체 이 풀꽃들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거라.(읽고 싶어 미친겠는 책을 볼때면 손가락이 먼저 오글거린다. 책장 넘기고 싶어서ㅋㅋ) 어렵지 않게 풀어낸 풀꽃이야기는 아이들이 읽기에도 어른이 읽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싱그러운 봄에 읽어주면 아주 좋을 듯. 중간 중간 풀꽃 이야기에 지친다면 "풀꽃 삼촌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그만이다. 아이들에겐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을테고, 어른들에게 그 시절을 추억하게 될테니까. 그럼 나는? 듣기도 하고 추억하기도 하고^^

방사성 비가 촉촉히 내린 봄날에,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하라는 봄날에,
베란다 화분에 물주며,
요 이쁜 것들아~~~봄이다~~~라고 외친다. 봄이다!

덧. 어떤 그림 책들은 그림과 글이 전혀 어울리지 않아 책 자체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그림 책들이 있는데 <우리 풀꽃 이야기>는 글과 그림의 어울림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표본쯤 될 거 같다. 그림의 적절한 배치는 책을 한단계 업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다. 그리고 그림 작가가 무려 2명인데(의외였다.) 튀는 그림없이 두 그림이 공존한다. 몇 번이고 풀꽃 그림을 보기 위해 책을 훑었다. 진심! 책장을 넘기면 향기가 날 것 같았다! 그림 배치, 탁월해, 탁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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