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공간'을 대표하는 식민지 시기의 엘리트 지식인,
작가 설정식의 삶과 작품세계.
해방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시대의 파고를 헤치며 살다간 설정식 작가의 작품을 모은 선집. 이 책에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의 길지 않은 시간에 왕성한 활동을 보인 작가 설정식의 다양한 시와 장·단편 소설들을 담아냈다. 동서고금을 종횡하는 시어, 낯선 한 문의 전고와 라틴어, 동서양의 신화와 사건들을 가로지르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해방공간을 대표하는 지식인의 고뇌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설정식은 식민지 시절이라는 민족의 대 혼란기에 유일하게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엘리트였다. 식민지 문인 가운데 보기 드물게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문학을 전공하고 돌아온 그는 실리를 따르기보다는 아픈 시대의 흐름을 함께 맞으며 이를 헤쳐가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했다. 이후 그는 이념의 길을 따라 선택한 북한에서 '반혁명분자'로 몰려 임화와 함께 사형을 당하며 당대 지식인의 비극적 운명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