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아름답고 매혹적인, 슬픈 얼음성에 갇힌 두 소녀.
그들은 잔인한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을까?
사춘기 소녀와 소녀, 불안정한 서로의 모습에 빠져들고 닮아가는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과 우정. 『얼음성』은 북유럽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소설 외에도 극작가, 시인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타리에이 베소스의 파격적인 작품이다. 죽음과 삶, 고독한 인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간결한 묘사와 강렬한 서술로 풀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사춘기 소녀들의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내며 '개인의 영역'이라는 문제를 다룬다.
서로에게 특별한 우정의 감정을 느끼는 시스와 운. 운이 처음으로 시스를 집으로 초대한 날, 운은 마음속에 감추었던 비밀 얘기를 꺼내려다 입을 닫아 버리고, 어색한 분위기에 시스는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 날 아침 운은 시스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등교를 포기하고 폭포가 얼어붙어 생긴 거대한 얼음성에 찾아가는데, 어느 순간 운이 들어왔던 작은 틈이 감쪽같이 메워지며 운은 그대로 얼음성 안에 갇히고 만다.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얼음성은 질풍노도의 계절이 낳은 거대한 구조물이다. 운은 거부할 수 없을만큼 매혹적이지만 무섭도록 차가운 얼음성에 갇히고, 그녀가 사라진 후 시스는 운에 대한 기억과 그리음, 자책 이라는 자기 안의 또 다른 '얼음성'에 갇힌다. 작가는 시종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로 '얼음성'에 갇힌 두 소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편, 그로부터 피어나는 새봄의 기운을 이야기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서로가 아니면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얼음성은 우연한 계기로 그들을 놓아주고, 그렇게 구원을 맞은 소녀들은 이후의 삶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