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비극의 맥을 잇는 현대문학의 성과.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과 이를 거스르려는 욕망 사이에서 피어난 비극적 삶.
첫 작품을 통해 신인소설가 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 수사나 포르테스의 장편. 『알바니아의 사랑』은 1950~70년대의 알바니아를 배경으로, 2대에 걸친 파국적이면서도 농염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유럽 속의 유일한 이슬람 국가로, 폐쇄적인 성향을 보이는 알바니아를 배경으로 금기시된 사랑과 자유를 향한 열망을 담아낸다.
절대적인 권력, 온갖 음모와 비밀이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던 당시의 알바니아. 이 작품은 권력의 실세인 장군, 자눔 라드지크의 가문에서 벌어진 비밀스러운 비극적 삶을 조명한다. 자눔의 두 아들 빅토르와 이스마일은 어린 시절부터 형제애를 넘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성장한다. 그들은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주치의의 실종 등을 겪으며 서로를 의지하지만, 형 빅토르의 군사학교 입학 이후 서먹한 사이가 된다. 그러던 중 이스마일은 빅토르의 아내 헬레나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통해 무의식에 잠들어 있던 어머니의 존재를 떠올린 이스마일은 의문에 싸인 가문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가기 시작한다.
작가는 이스마일이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리얼리즘 등 다양한 장르를 동원하여 긴장감과 흥미를 불어넣는다. 이스마일은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가문의 비극적인 운명이 자신에게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런 그의 숙명은 제어할 수 없는 욕망과 부딪혀 치명적인 마찰을 빚는다. 작가는 기존의 질서와 새로운 자유에 대한 각기 다른 욕망, 인간의 내밀한 본성이 충돌하는 지점을 사랑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풀어내며 인간의 존재방식과 사랑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함께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