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교 이광사의 서예가로서의 삶
『강화학파의 서예가 이광사』는 원교의 글과 글씨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과 삶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 이진선은 원교가 이 시대에 조명되어야 하는 까닭은 “단지 그가 서예가이자 강화학파의 사상가로서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보다 곧았던 그의 정신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 이라며, 삶을 의연히 대하던 원교의 태도를 강조한다.
서예전통의 영향과 향수 속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교양과 정서의 함양을 위해 서예를 배우고, 오랜 숙련을 통해 전문 서예가가 된다. 이들은 서예본질에 대한 추구보다는 회화적 표현기법의 색다름을 통해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시대와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오늘날의 서예가들이 ‘서예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인식을 전제로 한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원교의 서예의식은 다시 한 번 서예의 본질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원교가 살았던 18세기는 오늘날과 시대적인 차이가 있고, 범상치 않은 운명을 헤쳐나간 원교와 오늘날의 서예가들과는 그 처지가 다르다. 하지만 원교는 서법의 참된 도에 이르는 요건의 중요성을 말하며, 우선 서예의 본질이 무엇인지 서예가 이를 수 있는 최고의 미적 경지가 어디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바른길로 나아간다 함은 서예본질 밖에서가 아닌 ‘학문을 통한 올바른 필법’을 따르는 것으로, 오직 서법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자기 확신’ 속에 정진해야 참다운 경지에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저자는 오늘날 서예를 어떻게 정의하고 지향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서예는 크게 달라질 것이며, 어느 길로 나아갈 것인가는 서예가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참된 학문과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원교의 사상을 담은 『강화학파의 서예가 이광사』은 ‘오늘날에 학문과 예술을 한다는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의 답을 향한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