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의 미학은 역동적인 축제의 공간,
혼란과 무질서를 반기고 환영하는 변화생성의 공간이다.
아름다움과 추,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는 존재론적인 연속성과 순환이 있다. 그럼에도 고전적 미학에서 추함은 아름다움과 공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아름다움이 매력이라면 추는 혐오의 대상이다. 또 아름다움이 선이라면 추는 악으로서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고전 미학에서만 아름다움이 추의 대립 개념으로서 제시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외모중심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추는 더욱더 아름다움과 대척점에 서 있게 된다.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고 건강하고 탄력적인 몸을 만들기 위해 성형이나 미용, 헬스 등으로 시간과 금전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노화와 추함의 이미지는 도덕인 악보다 더욱 혐오스럽게 여겨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권장하는 사회에서 아름다움과 추의 거리는 극단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으며, 추가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이 책은 외모중심주의적인 현실에 대한 대항 담론을 모색하기 위해서 그로테스크의 미학을 제안하게 되었다. 그로테스크의 미학은 역동적인 축제의 공간, 혼란과 무질서를 반기고 환영하는 변화생성의 공간이다. 위와 아래, 우월과 열등의 위계가 전복되면서 웃음의 해학과 익살이 생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