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문학인들의 시를 패러디한 풍자시를 중심으로 서정주 등 시인들이 왜 친일문학인으로 꼽혔는지를 알 수 있는 시인 이력, 친일 시 한 편, 친일 작품 목록과 더보기를 통해서 친일 내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시집이다. 서정주를 비롯하여 김기진, 김동인, 김동환, 김문집, 김상용, 김안서, 김용제, 노천명, 모윤숙,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정비석,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최재서, 최정희 등 일제강점기 당시 쟁쟁했던 20명의 문학인을 대상으로 한 풍자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집을 읽다 보면 왜 이들을 친일문학인으로 분류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풍자시와 함께 시집을 흥미롭게 한 것은 “더보기”다. 여기엔 김동인이 해방 2시간 전 조선총독부에 찾아가서 “황군작가단”을 꾸리자고 아부하던 일, 모윤숙이 일제강점기 때 미국을 쳐부수자고 선동하는데 앞장서다 해방이 되자 180도 돌변해서 미국에 친선대사로 간 일, 서정주가 전두환에게 써준 찬양시 전문이 눈길을 끈다. 한 시대를 그렇게 허망하게 살다간 한국의 문학인들의 행적을 풍자로 소개하는 『사쿠라 불나방』은 기존의 시집과는 다른 신선한 재미와 더불어 우리에게 깊은 사색을 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