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런던이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잠시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백성들은 겁 많고 무능력하고 비능률적이었으며, 조선의 탐관오리들은 이 무기력하고 체념에 빠진 피지배계급에게 착취를 일삼는 자들이었다. 이 책이 전하는 내용은 봉건 말기 조선사회의 해부도 아니고, 찬찬하게 조선의 외양을 관찰한 기록도 아니다. 그러나 혈기왕성한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이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의 격랑에 휩싸인 조선을 바라보며 던져놓은 이야기들이 기억에서 좀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잭 런던의 관찰은 우리의 역사, 문화, 관습 등을 간과한 것이지만 그리고 일견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도 있지만 100여 년 전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잭 런던은 나약한 조선인에 대한 특별한 동정심도 없었고, 조선 문화에 대한 이해심도 없었다. 차라리 그는 동양의 새로운 강자로 성장하고 있는 일본과 수 억의 인구와 드넓은 대륙 그리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중국에 일종의 경외감과 두려움을 나타냈다. 그가 예측한 일본과 중국의 부상은 당시 서구에서 유행하던 아시아 위험론인 ‘황화위험’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어느덧 한 세기 이상이 흘렀고 현재 일본과 중국의 입지는 잭 런던의 예측이 타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당시 그가 전혀 희망 없는 나라로 보았던 한국은 어떻게 변했는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을 보면 잭 런던이 전해준 100여 년 전 우리의 모습을 넘어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의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