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습니까?
달콤한 케이크 속에 담긴 선명한 슬픔의 맛.
음식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맛보게 된 한 소녀와, 투명한 슬픔을 드러내 보이는 한 가족의 이야기. 에이미 벤더는 일상적인 모습 이면에 감추어진 고독한 인간의 내면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미국의 소설가다. 작가는 엄마가 만들어준 레몬 케이크를 먹은 후 자신이 음식을 통해 요리한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된 아홉 살 소녀 로즈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필연적인 외로움을 안고 매일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엄마가 구워놓은 자신의 생일 케이크를 몰래 한 입 먹어본 로즈. 솜씨 좋은 엄마가 만든 케이크의 맛은 더없이 훌륭했지만, 이상하게도 "음식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 엄마의 깊은 한숨과 상실감이 고스란히 느껴져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음식을 통해 요리한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 로즈는 원치 않아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타인의 감정에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그들의 슬픔을 위로해주기 위해 손을 내민다.
이 특별한 능력을 얻음으로써 로즈가 겪어야 하는 상황들은 아홉 살 소녀에게는 버거운 변화들이다. 가족들이 저마다 끌어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 외로움,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비밀과 서로의 아픔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모습. 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씩 드러나는 가족 모두의 깊은 고독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편, 섬세한 손길로 그들의 삶을 그리며 소설 전반에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을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