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성의 정치적 상상력』이라는 책을 통해 "문제적 저자"로 알려진 서규환 교수의 정치-사회평론집이다. 그는 짧은 단평들로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에 대해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시적으로, 때로는 그림 그리듯, "왜 다시 비판인가" 묻고 있다. 그의 정치적 사유는 역사적 사유와 유토피아적 사유가 서로 대화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장 희망 없는 자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라고 "희망의 원리"를 말한 것과 같이, 저자의 비판은 비판이 비판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희망의 원리를 드러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조용히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신종플루, 애국가, 베트남, 법정스님 등에 대한 한국정치에서 제기되는 이슈들을 새로운 프리즘으로 들여다보고 있어서 복합성의 사회를 다양한 리듬감으로 읽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그 동안의 다른 책들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정치적 판단을 쉽게 읽어낼 수 있고, 또한 독자들도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저자가 희망하듯, 역사적 사유와 유토피아적 사유가 대화하며 시대정신을 형성해가길 요청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를 반영하고 비판하는 우리들 각자의 시대정신이 만나고, 그것이 함께 어우러져 시대정신을 형성하며, 하나의 복합적인 "다성악"을 구성하길 기대하는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