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더 아이돌 월드!
아이돌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또 어떻게 소비되는가
짐승돌, 예능돌, 시크돌, 생계돌, 꿀벅지, 서바이벌 오디션, 노예 계약, 삼촌팬, 이모팬, 떼팬, 사생팬, 조공, 일반인 코스프레, 아이돌 고시… ‘아이돌 월드’라는 왕국이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지배하고 우리들 일상의 습속을 속속들이 관할하는 이 실재하는 가상의 왕국에서, 지금 우리는 모두 기꺼이 ‘신민’이 된다. 세시봉 시절 ‘오빠부대’의 후예들은 이제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스타의 일용할 양식으로 조공을 건네며, 삼촌과 이모의 자리를 차지해 아이돌을 응원하고, 인터넷 방송국을 열고, 모금을 해 신문이나 버스 광고를 하는 등 하나의 문화 세력을 형성한다.
이 책 《아이돌》은 ‘아이돌 팝 연구회’를 비롯해 13명의 젊은 문화 연구자가 모여 1년 8개월 동안 세미나와 월례 발표회를 거치며 아이돌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와 대중문화의 흐름을 살핀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다. 누구나 아이돌과 함께 살아가는 지금, 가십성 연예 기사와 대중문화 비평을 넘어서는 새로운 아이돌 담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이돌》은 아이돌에 관한 책이다. 또한 대중문화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서 살펴보고 있는 아이돌의 정의와 아이돌을 둘러싼 다양한 문화 현상, 재범 사건과 타블로 사건의 함의, 아이돌의 노동, 걸그룹과 삼촌팬, 아이돌 성공 신화, 그리고 아이돌의 음악은 온전히 대중문화의 영역을 포괄한다.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아이돌의 ‘진짜 리얼리티’를 찾아 떠나는 이 책의 여정은, 곧바로 팬과 대중, 대중문화 수용자와 생산자들을 포괄하는 다양한 논의와 평가의 장에 올라 냉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돌 왕국의 리얼리티를 찾는 대중문화 연구의 서바이벌 오디션은 계속된다. 아이돌 왕국이 우리 삶의 일부이자 실재로 존재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