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영웅이기 이전에 인간
우리에게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과 단단히 결부되어 있는 인물이다. 단지 동맹을 맺으며 동지들과 뜻을 모았던 그는 동양의 평화를 위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토에게 총을 겨누었다. 이 역사적 사건은 그를 일약 영웅으로 만들었고, 독립운동 진영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그의 영웅성은 강조하면 할수록 도리어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다가가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영웅이라는 호칭이 주는 무게감이 안중근의 실제 삶을 압도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안중근은 이토 저격 후 뤼순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안응칠역사(安應七歷史)」를 남겼다.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써내려간 기록 덕분에 우리는 그의 영웅적 행위뿐만 아니라 더욱 총체적이고 다면적인 그의 모습을 조명할 수 있다. 또한 그간의 많은 연구 성과들은 엄밀하게 사실을 파헤치며 실제를 규명하는 실증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안중근 평전』은 이러한 자료들을 집대성하여 안중근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 이토 저격 사건의 전말 및 재판 과정, 그리고 그의 사후에 벌어진 일들까지를 오롯이 그려내며 안중근을 이해하는 정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