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해석』의 두 영웅, 스트래섬 영거와 지미 리틀모어가 다시 한 번 뭉쳤다. 1920년 9월 16일, 월 가가 폭발했다. 그와 함께 억눌려 있던 인간의 야만적인 공격성이 해방되었다. 현재까지 미제로 남겨져 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테러 공격과 라듐을 둘러싼 위기. 인간의 자기 파괴 본능이 만들어낸 그 과학적·정치적 수수께끼를 파헤치기 위해 두 영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리 퀴리의 위대한 과학적 발견과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의 학설을 바탕으로 테러, 전쟁, 탐욕 그리고 인간의 파괴 본능을 추적하는 숨 막히는 지적 미스터리다.
제드 러벤펠드는 이번 작품에서 오늘날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겨져 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테러 공격인 ‘1920년 월 가 폭탄 테러 사건’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치밀하게 재구성했다. 실제 사건에 역사적 인물과 허구적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배치한 작가의 역량과 날카로운 추리력, 치밀한 구도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영화와 같은 생생한 장면 묘사로 엄청난 스피드와 흡인력을 발휘한다. 기조에 깔린 테러, 방사능의 위협, 인간의 탐욕과 야만적 본능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현대인들을 위협하는 요소들에 관한 논의이기도 해서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
역사소설이 자칫 줄거리를 희생해가며 설교하기 십상이지만, 이 소설은 미스터리 본연의 흥미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폭발에 이은 납치 사건, 울워스 백화점 전망대에서의 수리검 살인 사건, 여주인공의 주위를 맴도는 수상한 빨강머리 여자들, 전쟁 중 스친 한 남자를 찾아 미국에서 오스트리아, 체코까지 여행하는 여자와 그녀를 뒤따르는 남자, 테러 현장에서 사라진 한 남자의 시체, 테러를 예언한 미치광이, 전쟁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 세계 최대 은행과 미국 재무부 분국 사이에 있는 보물들 등, 『죽음본능』에는 긴 분량이 전혀 버겁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한 사건이 쉼 없이 이어진다. 더욱이 품위와 정직성을 갖춘 리틀모어와 어둡고 냉소적인 영거라는 두 캐릭터는 홈즈와 왓슨을 연상시키며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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