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머릿속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인지생물학이 밝히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
지금 애완동물을 쓰다듬으며 이 책을 보고 있을지 모르는 당신, 당신의 개는 혹은 고양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이 '생각'을 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 독일의 철학교수인 라인하르트 브란트는 "동물은 당연히 생각을 하지 못한다"라는 답을 내린다.
『동물과 인간 사이』는 증거를 내세워 라인하르트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책은 동물이 어떻게 일상적인 결정을 내리고 생존을 위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단순 명쾌하게 보여준다. 목적에 적합한 실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대상을 정확히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이 책의 저자는 동물이 가진 인지 능력을 설득력 있는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인지생물학자인 저자의 실험은 대학교 건물 안에서만이 아니라 야생의 정글과 밀림에서도 이어졌으며, 이 실험의 장에는 개와 늑대를 비롯해 맹거베이원숭이, 케아앵무, 미어캣 등 다양한 동물들이 초대되었다. 그들은 협력하고 경쟁하고 배신하며 자신들만의 사회를 만든다. 더 나아가 이들은 결속과 친교 능력, 갈등을 해결하고 상대방과 도움을 주고받거나 통제하기도 하는 '마키아벨리적 지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야생에 사는 침팬지가 원숭이를 사냥하며 파트너와 결속하고,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까마귀들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들은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온 능력이 동물의 사회에서도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지생물학의 동물 연구가 가지는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는 동물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동물이 무엇을 생각할 수 있고, 또 무엇은 생각할 수 없는지를 제대로 알아내는 것은 인간의 인지 능려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인지생물학은 동물에게서 다양한 인지 능력을 확인했다. 이것은 인지 능력이 인간의 문명이 성립되기 이전, 동물 단계에서 이미 형성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인지생물학의 특별한 행동실험을 통해 동물의 머릿속 세상을 소개하는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이해는 물론 더 나아가 인간 이해의 지평을 넓혀주는 시발점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