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지리학의 제4차원이다"
반 룬이 이 책을 쓸 1930년대 당시 《옥스퍼드 소사전》은 지리학을 "지구의 표면, 형태, 물리적 특성, 자연적, 정치적 경계, 기후, 산물, 인구에 관한 학문"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이 빠져 있다. 그래서 그 '인간'의 숨결을 지리학에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관계'가 있는 지리학 책을 집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간의 관계, 권력 간의 관계, 민족 간의 관계를 서술한 것이 곧 역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는 지리학에 '관계'를 불어넣어 4차원적인 지리학,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리학, '시간과 의미'가 있는 지리학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역사란 지리학의 제4차원이다." 역사와 지리학, 지질학에 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특유의 재치와 상상력이 담긴 이 책의 저자 반 룬은 이 책의 성격과 내용을 한마디로 이렇게 압축했다. 아마도 저자가 쓴 다른 저서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에 뭔가 심상치 않은 내용이 담겨 있으리라는 생각에 이미 기대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지리학으로부터 아주 멀리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매우 친절한 지리학 책이다. 반 룬은 여러 지리학, 지질학적 사실들을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펼쳐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