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열린문학〉으로 문단에 데뷔한 최봄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단절되고 중심을 잃어버린 삶 속에서 견뎌야 하는 절대가치가 사라진 상실의 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생(生)과 사(死)는 자연의 궤도이지만 시집 속에 등장하는 이별이 가져다준 충격과 기억을 폐기물처럼 쉽게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끝낼 수 없는 통증의 내면은 성장하면서 기다림을 품게 되고 다행스럽게도 잃어버렸던 희망을 다시 꿈꾸게 된다. 최봄샘 시인은 스스로를 격리시킨 남다른 체험을 역동적 에너지로 딛고 일어나 스스로 적응과 정화의 과정을 거치며, 시라는 예술로 어떤 삶도 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때 머물렀던 삶과 죽음 사이의 고비에서 한 발 물러선 상태가 되어 행복을 향해 한 단계 다가가는 시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