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금욕과 위안을 결합시킨
이시구로의 정제되고 감동적인 소설집
부커상 수상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음악'와 '황혼'을 테마로 한 단편을 선보인다. 음악을 문학 속으로 끌어들여 절묘하게 녹여 낸 이 작품은, 크루너 가수가 부르는 나직한 세레나데부터 할리우드의 호텔 방에 울려 퍼지는 색소폰, 베네치아의 광장을 메운 첼로의 「대부」 테마곡까지 음악이 흐르는, 사랑과 세월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시절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꾸었다는 이시구로의 정체성이 내밀하게 투영된 이 책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젊은 날의 희망이 차츰 멀어질 때 음악과 인생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이들의 애잔한 삶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그려 낸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저녁이나 밤에 어울리는 감정을 나타내는 몽상적인 성격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녹턴’이 야상곡(夜想曲) 혹은 몽환곡이라고도 불리듯, 주인공들의 삶은 성공보다는 실패, 아침보다는 저녁 쪽에 더 가깝다.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고 있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좇아 스스로를 부추기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결코 눈부시게 환하지 않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본질을 잔잔한 감동과 함께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