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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이야기
글쓴이
김종호 저/허남준 그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1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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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영혼을 잃고 거품이 되어도 알지 못할 이야기”
아름답고 음란하며 동시에 윤리적인 책!


제목은 『인어공주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아는 ‘인어공주’는 이 책에 없다. 기존의 동화를 비틀어보는 식의 어른을 위한 동화, 역시 아니다. 이 책을 쓴 소설가 김종호는 그의 첫번째 소설집 『검은 소설이 보내다』에서 글쓰기 자체가 저자를 쓰는, 죽음이 존재를 쓰는, 욕망과 무의식이 주체를 쓰는, 상상이 현실을 쓰는 그런 불가능한 텍스트를 ‘검은 소설’로 명명하기도 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은 바로 그런 ‘검은 소설’이라는 가면을 쓰고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를 한없이 낯선 이야기로 만들어버린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지켜져야 할 것이 있다면 ‘시점’일 것이다. 시간의 흐름 가운데 어느 순간, 누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그러나 김종호가 가장 철저하게 위반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시점’이다. 「프롤로그」에서 다섯 명의 언니들 둔 막내 인어공주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듯하지만, 「언니들」에서는 각각의 언니들이 막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내 이야기는 인어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고, 그 이야기를 하는 주체는 또다시 다른 누군가이다. 아니, 다른 누군가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어느 시간에서 흐르는 이야기인지 알 수도 없다. 그래도 이야기는 계속해서 새롭게 시작된다. 그것은 노래였다가 시였다가, 대화였다가 혼잣말이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이야기를 하는 자와 이야기를 듣는 자가 불분명해지는 순간, 그곳에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책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허남준의 그림이다. 화가이자 사진가로 아카이브 프로젝트 전시를 하는 허남준의 그림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김종호와 함께 4년여 동안 함께 공동으로 작업을 해오면서, 그 역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낯선 인어공주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된 것이다. 그로테스크한 울림이 있는 그의 그림의 가장 큰 매력은 그림에서 어떤 이야기를 읽어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구체적인 캐릭터와 상황을 보여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거기서 전해지는 느낌 자체를 담아내는 그의 그림은, 텍스트에 의존하지 않고도 그 자체로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 159 페이지 이후, 167 페이지 전까지(160~166) 일곱 장의 백지는 작가의 의도로, 파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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