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눈과 백금색 머리칼, 위험한 상황에 닥치면 인간에서 늑대로 변신해 상대방을 위협하고 머릿속의 울림으로 대화하며, 상처가 생기면 나이트셰이드(가짓과의 식물) 꽃의 자줏빛을 닮은 피가 흐르는… 늑대 인간. 출간과 동시에 미국 전역을 늑대 인간의 로맨스 열풍에 빠뜨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책이다. 달밤에 인간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던 늑대 인간을 인간보다 아름답고 관능적인 존재로 그린다.
작가 앤드리아 크리머는 중세의 마녀와 마법사들에 얽힌 전설을 늑대 인간들의 탄생과 결합시켜 판타스틱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늑대 인간의 세계가 상생에서 적대 관계로, 한 울타리 안에서 여러 계급과 일족으로 나뉘는 과정을 통해 인간 역사를 지배해온 전쟁, 마녀 사냥, 제국주의 이념 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 책을 이끌어가는 큰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단순한 로맨틱 판타지를 뛰어넘어 세상을 지배하는 구조, 강자와 약자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든다.
책의 핵심은 바로 ‘로맨스’다. 여느 열일곱 인간 소년소녀들처럼 주인공들 역시 감정적이고 예민하며, 앞으로의 삶과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 하지만 ‘일족 보존’이라는 숙명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불운한 운명을 지닌 이들은 금기투성이 삶을 살아야 하고,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손을 잡는 것도 몰래 해야만 한다. 우연히 인간 소년을 만나 그를 구하고, 그와 재회하고, 서로를 유혹하고 끌어당기지만 어느 순간 멈춰야만 하는 주인공 칼라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위태롭고, 미래를 약속할 수 없기에 더욱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