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외국 소설만 들여다 보는 나라, 이재익 이라는 작가가 낮설기만 했다. 이름만 들어본 정도 였지 그 사람이 어떤 장르의 책을 쓰는지 조차 몰랐었다. 그러다 우연히 얻게된 싱크홀이라는 책이 나에겐 이재익 작가의 책에 첫발을 들인 셈이 되었다.

싱크홀이라 하면, 흔히들 알고있는 지하 암석이 녹아 내리거나, 기존의 지하들이 무너져 생기는 깊게 땅이 꺼지는 것이다. 도시에 멀쩡히 세워진 빌딩이나 아파트도 싱크홀이 발생하면 그대로 지하로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전에, TV에서 하는 서프라이즈에서 우연찮게 싱크홀을 본적이 있었다. 그때가 싱크홀에 대해 처음 알게된 것이었는데, 관심이 없어 몰랐던 것인지, 싱크홀은 여러 나라에서 몇차례씩 발견되었고, 차 한대가 혹은 마을이 사라지기 까지 하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 자연현상 이었다. 이 책은 이런 현상을 소재로한 재난 소설이다. 싱크홀에대한 궁금증이 가득할때 본 책이기에 더욱더 큰 기대를 안고 볼수밖에 없었다. 과연 싱크홀에 빠지면 어떻게 될지, 그 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어떤것 하나도 예상하기 어려운 미스테리한 소재기에 말이다. 영화 코어 에서 처럼 보석같은 것도 잔뜩 있고, 더 깊이 간다면 불구덩이도 나오고 할까? 아니면 다른 차원의 세계로 갈수 있진 않을까? 제일 현식적으로 본다면.. 그냥 죽는것 뿐일텐데.. 이재익 작가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궁금해 휴가중에도 손에서 놓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이 세워진 곳에 싱크홀이 발생한다. 빌딩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지하 구덩이로 빠져버린것이다. 죽은사람이 대부분 이었으나 살아남은 사람도 더러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강간을 서슴치 않고 하던 현태, 자신도 못먹고 힘든데도 불구하고 다친 아이를 보살피던 민주 등등 싱크홀에 빠져서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이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만 남는데, 너무 뻔~ 한 그 어떤것도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되지 않은 그저... 밋밋한 스토리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100층이 넘는 빌딩이 하루아침에 엄청난 깊이의 싱크홀로 빠졌다. 그러면 먼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해도 여러 상상력이 나올수 있는 부분이었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아 ! 물론, 싱크홀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이미 약해져 언제 또 무너질지 모르는 땅에서 구조작업을 하는것이라, 구조대원들도 많이 죽고, 100층이 넘는 빌딩의 사람들을 지하에서 구해내야 하는 것이기에, 운좋게도 윗층에 있던 사람들은 구해냈을지언정 지하에 있는 사람들까지 구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에 있는 사랑하는 연인, 딸을 구하기 위해 김혁,동호,소희는 싱크홀로 들어간다. 민주와 현태 처럼 살아남은 사람들을 구출해내고, 김혁은 자신의 딸을 지상으로 보낸후 다시 지하로 가 자신의 아내와 오랜 잠을 자게된다.

다 읽고 나서도 아쉬움을 감출수 없었다. 싱크홀 발생하기 전의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해서, D-day.. 싱크홀이 발생하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읽어나간것인데, 이런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도 어쩜 이렇게 밋밋할수 있을까 싶다. 몇명은 살고 몇명은 죽고, 그 중에 산사람들은 구조를 기다리고, 지상에선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하다 죽고, 그래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몇명이 직접 싱크홀로 내려가고.... 무사히 구출해 내고........ 반전이라면 김혁이 다시 싱크홀로가 아내 옆에 누운것 뿐이다. 상상력을 모조리 없앤, 그저 현실적으로 생각할적에 가능한 일만 적으려 했던것일까, 만약 그랬다면, 많은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면서 죽는 마당에 고작 세명이 그것도 지하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란.. 쉽지 않을 일인데 그것을 해냈단 것이다. 게다가 100층이 넘는 빌딩을 모두 삼켜버린 깊은 구멍인데, 거기서도 제일 깊은 곳에서.. 사람이 숨을 쉬며 살수 있는건지.. 이재익 작가를 처음 접하게된 책인데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