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란 사람에게 어떤 말로 내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편지를 전해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이 이 편지를 보게 될 그 언젠가를 꿈꾸며 몇 자 적어 볼까 합니다.
사실 난 당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우연히 당신 이름을 듣게 된 것 외에는, 나이가 몇이고, 지금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왔는지, 남자친구는 있는지 없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당신에게 시선이 갑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도 당신을 보기 위해 4시간의 수면 시간을 반으로 줄여 가면서까지 이곳에 옵니다.
오늘도 같은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는 당신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잠이 와서 하품을 하고, 먼지 묻은 가게의 오래된 물건들을 닦으며 이따금 나를 쳐다보기도 하네요.
지금 당신에게로 다가가 첫눈에 반했다고 말해 버린다면,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나조차도 믿기 힘든 이 감정을 당신은 더욱 믿기 힘들 테고, 어쩌면 가벼운 농담쯤으로 넘겨 버릴지도 모르겠군요.
케임브리지의 오래된 건물처럼, 사람들은 시간의 깊이를 신뢰하죠. 그래서 선뜻 다가가기가 두렵습니다. 당신이 내 진심을 알기도 전에 멀리 달아나 버릴까봐.
그래서 오늘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당신이 조금이라도 날 바라봐 주고 기억해 주길 바라며 같은 자리에 머물다 갑니다.
-정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