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7년 1월 31일, 뉴욕 시 맨해튼 남부 본드 가 31번지에서 치과의사 하비 버델이 잔혹하게 살해되다! 열다섯 차례나 칼에 찔리고 거의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된 부유한 독신남의 죽음. 목격자도, 단서도 없다. 하지만 버델 선생의 동거인이자 집사인, 아름다운 미망인 엠마 커닝햄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희대의 팜므파탈인가, 억울한 희생양인가. 언론은 순식간에 선정성의 광풍에 들끓고, 호기심과 정의감에 휩싸인 군중심리를 무기로 지방검사 에이브러햄 오키 홀은 신속한 유죄선고를 위해 움직인다. 이때 열혈 변호사 헨리 클린턴이 절망에 빠진 연약한 여인을 교수대에서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남북전쟁 이전 뉴욕의 화려하고 극적인 배경을 무대로 실존 인물과 세기의 범죄사건에 비장한 상상력을 결합시킨 이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소설은 풍부한 역사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범인의 정체를 추적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세기 뉴욕의 가장 악명 높은 살인사건을 소재로 법정 추리극을 표방하지만, 그 기저에는 남북전쟁 이전 미국의 사회상과 상류사회의 풍속, 정치, 언론 권력의 위험한 습성, 현대적 관념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당시의 가부장적 젠더(性)의식, 인종 차별과 식민 착취의 잔혹한 양상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