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타이어상과 휘트브레드상을 비롯한 유수의 문학상들을 거머쥐고, 발표작 중 두 작품을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동시에 올리며 영국 문단에 우뚝 선 작가 알리 스미스의 대표작 『호텔 월드』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버지니아 울프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기법, 마틴 에이미스와 사뮈엘 베케트를 결합한 듯한 정교한 문학적 테크닉으로 대담하고 강렬한 작품을 선보여 온 스미스는 이 작품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며 자신의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저자는『호텔 월드』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The Waves』를 연상시키는 의식의 흐름 기법과 자유 간접 화법, 독립된 화자들의 다양한 시점 변화와 시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서술법 등 난해하거나 현란해 보일 수 있는 기법들을 아주 능숙하게 소화한다. 언어에 대한 섬세한 감각과 열정으로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구사하는 스미스의 글(말)에는, 자신만의 언어를 쌓는 데 몰두해 왔을 작가의 묵직한 철학이 숨어 있다. 다양한 삶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호텔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죽음과 상실이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독창적인 상상력과 날카로운 위트로 유쾌하고도 부드럽게 다루고 있으며, 낯선 이들의 삶이 얽혀 만들어 낸 우연한 교감을 통해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