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국민일보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해석 시인의 『중얼거리는 천사들』은 12년 만에 선보이는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다. 시의 외연과 내연 모두 깊어지고 넓어지는 시의 무게감으로 시라는 이름의 그림자를 더욱 완연히 드리우고 있다.
『중얼거리는 천사들』은 해설이나 산문의 보탬 없이 총 3부에 걸쳐 각 24편의 시가 꼭꼭 쟁여져 시로만 72편이 수북하게 담긴 시의 성찬이다. 시를 읽어내는 일은 어렵지 않고 시를 이해하는 일도 난감하지 않는데 시를 삼키는 일에 간혹 체기를 일으키게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시가 너무 ‘시’인 까닭이다. 그런데 절창이다. 그렇게 곡(哭)이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과장된 비유 하나 없이 말로 툭툭 뱉는 듯한데 타고난 리듬이 절로다. 이 시편들이 아프다면 아픈 이 이 시편들이 일단은 눈에 밟히고 입에 붙고 손에 쥐이는 이유는 시에 드리운 이야기들이 우리들 일상의 편린들이기도 한 연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