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서 [동물의 왕국]이 가장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누가 누구를 잡아먹는 이야기거나, 암컷과 수컷이 짝을 이루기 위해 경쟁하는 이야기거나, 그것도 아니면 먹이를 찾아 어딘가로 이동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화면은 보지 않아도 다 알 것만 같은 얘기들처럼 들렸다. 그러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는 동안, 그 동물의 세계 이야기가 결국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다를 바 없으며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는 순간을 맞게 된다. 《펭귄도 사실은 롱다리다!》에 담긴 이야기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렇지 않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아무렇지 않은 장면들이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만나 우리 삶의 한순간으로 읽히게 된다.
해초에 몸을 감은 채 서로의 손을 꼭 붙들고 잠을 사는 해달의 모습은 울컥, 마음을 헤집는다. 바다 위를 날아가는 동안 한쪽 뇌는 자고 한쪽 뇌는 깨어 있을 수 있다는 군함조 이야기에서는 인간이 낯선 곳에 가서 자고 나면 왜 피곤한지를 설명한다. 나무늘보 몸무게의 3분의 2는 소화 중인 음식이 차지한다는 사실도 놀랍고, 아기 코알라가 엄마 코알라의 똥을 먹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누가 침을 멀리 뱉느냐는 것으로 최고의 수컷을 가리는 구아나코 이야기는 우습고, 거미줄만 있으면 바다도 건널 수 있다는 거미 이야기도 재미있다. 백 살을 넘게 살아가는 동물 투아타라가 여든 살이 넘어서도 새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이르러서는 입이 떡 벌어진 채 다물어지질 않는다.
[동물의 왕국]을 즐겁게 보았던 독자들이라면 아주 반가울 책이다. 어린이 독자부터 청소년, 어른 독자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