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사진예술의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의 사진집으로, 70년대를 중심으로 60년대말과 80년대의 농촌사회와 서울의 모습을 담았다. 열두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사진집은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지닌다. 전통 농촌사회가 무너지고 산업사회로 바뀌어 가는 70년대 한국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변모와 모순의 양상이 어떠한지, 농민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 산업사회로 어떻게 편입되어 가며 도시에서의 그들의 삶이 어떤지를 치열한 다큐멘터리와 서정성 높은 사진언어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의 이런 특징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은 전북 장수군 수분리를 담은 시리즈로, 서정성과 사실성이 어떤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지를 눈시리게 보여준다. 소설가 조세희는 이 시절 정치경제적 상황을 사진과 연결시켜 날카로우면서도 아름답게 이야기한다. 1994년 초판 출간된 이 사진집은, 조세희의 글을 영문으로 번역 수록하여 2008년 새롭게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