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악장, 여행으로 칸타빌레
부모님께 여행 유전자를 물려받은 이해욱, 김성심 부부는 늘 마음속에 여행을 품고 살아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은퇴하면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약속을 했고, 은퇴한 지 2개월 만에 배낭을 메고 유럽으로 떠났다. 유럽에 이어 중남미 배낭여행을 준비, 한 번의 패키지 여행과 세 번의 배낭여행을 통해 중남미 지역을 여행했다. 베네수엘라는 여행 당시 호텔 건너편에 시립미술관이 보이는데도 도어맨이 나가지 못하게 할 정도로 치안이 불안했지만 어쨌든 가이아나만을 남겨둔 채 중남미 지역의 모든 나라를 돌아보고 나니 여행에 자신이 붙으면서 전 세계를 돌아보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비행기가 회항하는 아찔한 순간도 넘기고 비자 문제로 추방당하기도 하면서 태평양 여행까지 마쳤다. 이제 남은 곳은 아프리카. 그곳은 정말 멀고도 험한 곳이었다.
이해욱은 일본 여행사의 오지 여행 상품을 찾아내 아프리카 오지 국가들과 남미의 가이아나를 여행함으로써 전 세계 모든 독립국가 여행을 마쳤다. UN 가입국 중 정부가 여행을 금지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를 제외한 189개국과 UN 가입국은 아니더라도 국제사회에서 독립국가로 인정한 3개국(바티칸시국, 코소보, 팔레스타인)을 합해서 192개국이다. 메모광인 그에게는 1971년 일본 첫 출장부터 2009년 가이아나 여행까지의 여행을 기록한 수첩과 메모가 있다. 그의 기록과 출입국관리소의 기록이 일치하면서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세계 모든 나라 땅 밟은 첫 한국인’으로 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세간에 전해지면서 하나HSBC생명이 조사한 한국 직장인들이 꼽은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은퇴 생활의 롤 모델’ 1위에 뽑혔다.
전 세계를 돌아본 지금도 그는 여전히 여행 정보를 들여다보고 있다. 훗날 여행 금지 국가에 평화가 깃들고 나라가 안정되어 기쁜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세계라는 한 권의 책을 다시 펼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