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영역으로 복원된 기억의 지층
언어의 조각보로 만들어진 묘법매화경
1990년 《문학정신》으로 등단한 노혜봉 시인의 세 번째 시집. 11년 만에 오랜 공백을 깨고 발간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다양한 시적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봄빛절벽』에서 시인은 사물에 대한 정밀한 묘사의 원리를 바탕으로 대상에 대한 직관적 인식의 힘을 보여준다. 그 묘사의 원리는 대상의 표면만을 기술하는 정태적 상상력에 머무르지 않고 사물의 부재와 현존, 고요와 역동성,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가로지르는 정념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여성으로서 자신이 속한 현실의 삶 자체를 인정하고 수용함으로써 여성적 존재를 초월한 어떤 존재론적 경지에 들어서고 있는 시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