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살아 있는 것들에게는 각자의 말법이 있다. 새에겐 바람을 읽어내는 새들의 말이, 물고기에겐 물속에 스며드는 물고기만의 말이 있다. 생명은 이렇게 자신만의 방식을 별다른 배움 없이 자득하여 삶을 영위해나간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또한 혼돈이기도하다. 그 말법들은 언제든 스스로를 깨뜨릴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 위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세계는 한없이 미망迷妄할 뿐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것들은 늘 어둠 속을 헤매며, 그럼에도 활기에 찬 생을 조심조심 이어나간다.
이 명백한 격률準則을 다양한 생태 속에서 발견해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그것을 널리 읽힐 수 있는 말법으로 표현하는 것은 더욱더 쉽지 않은 일이다. 윤희상은 어쩌면 이런 사물 고유의 말법을 읽어내는 데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시인이다. 그의 시는 이해하기 쉽다.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늘 새로운 심상이 탄생하고 아름답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