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에 치우친 일본 다도문화를 통렬히 비판한 일본의 현대판 ‘다경(茶經)’
차(茶)를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차 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차에 대한 관심에 비해 차 문화의 사상적 근저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풍부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차 문화의 근간이 불교, 특히 선불교에 있다는 것 정도는 피상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것을 뒷받침하고 설명하는 철학적 근거를 보여주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현대판 ‘다경(茶經)’으로 불리는 이 책『다도의 철학(茶道の哲學)』의 저자 히사마츠 신이치(久松眞一)는 교토대학 교수로서 선(禪)과 차에 대한 깊은 사유를 통하여 독특한 다도철학을 형성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이 책의 역자 수인 스님 또한 우리나라 차를 이야기할 때에 빼놓을 수 없는 다인(茶人)이라 할 수 있다. 불교와 더불어 차를 알게 되었다는 스님은 출가와 거의 동시에 하동 쌍계사에서 차를 접하게 되었고, 운문사 강원의 만만치 않은 교육과정과 대중 운력이라는 힘든 과정을 밟으면서 틈틈이 마신 한잔의 차는 감로수와도 같았노라고 회상한다. 이후로 차는 수인 스님의 수행생활에서 가장 가까운 도반이 되었고, 예다학(禮茶學)을 전공하여 「송대 선원다례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하였다. 스님의 차 문화 연구에 대한 열정은 2010년 『청규와 차』(동국대출판부 간)의 출간으로 결실을 맺었고, 이 책은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