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데뷔 이후 13년 만에 담백한 시어들을 꼼꼼히 엮어 숙성된 첫 시집을 선보인 바 있는 서상영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첫 시집을 펴내기까지의 시간보다는 빨라졌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지나 나온 시집 『눈과 오이디푸스』다.
이번 시집에서 주목되는 것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오이디푸스’ 신화가 서상영 시인의 시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나 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스스로 눈을 찌름으로써 자신을 단죄한 오이디푸스의 뉘우침은 종결된 것이 아니라는 데에서 그의 시는 출발한다. 오이디푸스의 통곡은 신화를 뛰어넘어 지금, 여기에서도 여전히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현대적 오이디푸스가 시 속에 살아 있다.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가 된 오이디푸스. “오직 아버지가 되겠다는 외침들뿐”인 세상이 시의 무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