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무채색인 그 사내, 김무원.
이 심장의 주인은 이제 김무원이 아니라 바로 너, 단사린이다.
내가 너를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나를 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달아나지 마라. 내게 등 돌리지 마라. 나로 인해 아파하지도 마라.
사린아, 나를…… 버리지 말아다오.
-반짝반짝 빛나는 그 여인, 단사린.
할아버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가슴 우둔우둔한 연모가 무엇인지,
아릿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요. 할아버지,
이 사랑을 소리에 담고 싶어요.
이토록 아름다운 이 사랑을 연주하고 싶어요.
하늘의 악사가 현을 타고 노래를 하니,
잠들었던 주작이 날갯짓을 하네.
주작의 날갯짓에 바람이 일고, 바람이 소리가 되니.
현(絃)을 쓰지 않고 현의 현을 써서,
음률 밖의 궁상(宮商)으로 나는 천연의 소리를 듣네.
음(音)으로써 연주하지 않고 음의 음으로 연주하며,
귀로써 듣지 않고 마음으로써 듣나니.
마침내 잃어버렸던 하늘 노래가 땅 위에 발을 디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