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겸 번역가인 박진훈은 등단 후 시인이 아닌 고등학교 교사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문득 가슴 속에 작은 바람 한 줄기가 일었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바람이 있다. 그 바람은 항상 흔들리고 이리저리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 그러다, 어쩌다 잠시, 바람이 갈 길을 멈춘다. 그리고 지나왔던 어지러웠던 생의 궤적을 기억해본다. 언젠가 바람의 얼굴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바람을 좇아 떠돌아다녔고 가끔 바람의 얼굴을 보았다고 믿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바람은 아직도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모아 그 바람이 안고 있던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첫 시집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