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축일기』는 왕위를 지키고자 친형을 죽이고 여덟 살 난 어린 이복동생까지 죽인 광해군과 그 치하에서 피눈물 흘리며 산 선조의 계비 인목대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 내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속에서 엿볼 수 있는 궁중 안팎의 정치적 암투, 왕위와 관련한 크고 작은 옥사들, 승자와 패자, 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 조정 관료들과 궁인들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역사이자 오늘날까지도 면면이 이어져 내려온 정치와 역사의 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보여지는 당시 궁중의 풍속과 생활 모습, 궁중의 언어 또한 이 책의 역사적 · 문학적으로 얼마나 큰 가치를 갖는지 새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