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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여름
글쓴이
김형주 저
출판사
담론
출판일
2017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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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형주

“어떤 도시에서 길을 잘 모른다는 것은 별일이 아니다. 그러나 마치 숲에서 길을 잃듯이 헤매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라고 발터 벤야민이 말했다. 어느 날 나는 길을 잃듯, 그곳을 헤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았는데, 그것은 나 자신을 낯설게 만들 수 없는 것임을 알았다. 그날, 내 안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소설 『잊힌 여름』의 구조는, 남자주인공 K와 과거의 연인인 J와의 이야기, K와 현재의 연인인 S와의 스토리, K의 에피소드 그리고 10시간 동안 자신의 행적을 잃어버린 J의 시간을 K와 J가 꿈을 꾸면서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구조화돼 있다. 이 네 가지 이야기를 기하학적인 원리를 근간으로 해서 뫼비우스 띠처럼 꼬아놓았다. 그 사이로 플라톤의 이데아론의 정신적인 부분은 K와 J의 관계로, 현상적인 측면은 K와 S의 관계로 설정해 두었다. 거기에 인간의 삶의 근원적인 물음인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하는 삶의 근원적인 물음을 묻고 있으며, 알 수 없는 인간 세계의 흥망성쇠를 바니타스(허무) 측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작가의 변은, 길을 잃듯 헤매는 것을 잃어버렸고 스스로 낯설게 만들 수 없게 된 날, 자신 안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하며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아마 자신 안에서 어떤 영혼이 흘러나오는 것을 감지했던 것 같다. 그래놓고선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중심축으로 구축해 놓았다. 그건 마치 누군가가 “창조주는 스스로 그렇게 완벽한데, 왜 이 세계를 창조했느냐?” 하는 질문에 플로티노스가 ‘영혼 유출설’로 해명한 듯한 뉘앙스와 궤를 같이한다. 플로티노스는 세계 창조에 대한 설명인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 나오는 데미우르고스라는 존재에 대해 의아해했다. 창조자인 그마저도 주어진 형상이 이미 선존재하여 그것을 본떠 세계를 구축해 놓았다는 것에 고민했다. 완벽한 신 밖에 경계가 세워지는 것을 그는 두려워했다. 그리하여 세계의 창조 원리를 창조신 안에 들어 있는 영혼이 흘러나와 세계가 구성되었다 했다. 그 영혼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 했다. 이 글의 작가는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소설 속에 플라톤과 플로티노스를 심어 놓은 것이고, 지와 허무를 시메트리로 대별시켜 놓은 후, 그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의 존재로 해명해 보고자 했던 것 같다. 그의 마지막 방점은 ‘영원’에 관한 것인데, 그것을 ‘잊히지 않는 것’에 둔 것 같다.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인간적인 욕망을, 모든 주인공을 이니셜 처리한 채, 유일하게 플라톤의 그녀인 J의 본명을 소설 안에서 밝히면서 조심스럽게 발을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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