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우리 시단에 또 하나의 새로움으로 자리해온 성미정, 그녀의 신작 시집을 펴낸다. 올해로 데뷔 17년, 그사이 네 권의 시집을 펴낸 것이니 근 4년 만에 한 권씩은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아온 참이다. 그리 과할 것도 그리 부족할 것도 없다 싶다.
이번 새 시집에 담긴 시가 52편이니 어림잡아 지금껏 이백 편에 가까운 시를 썼겠구나, 싶은 계산이 나오는데 따지고 보면 한 달에 한 편쯤은 된다. 한 달에 한 번쯤은 "머리 속 언어의 알에 뭔가 수상한 낌새가 감지되"었을 터, "이게 그냥 곤계란인지 아님 뭔가 톡 튀어나올 건지 밤새도록 지켜"봤을 터, 그러다가 "여보세요 그 안에 누가 있나요 노란 솜털의 비약비약 울기 좋아하는 시인 혹시 거기 있나요" 두드려보기도 했었을 터(「나는 비약을 사랑하는 시인의 알에 불과할 뿐」), 품고 있는 알에 실금조차 안 갔다 해도 어쩌랴, 사실 이렇게 관심으로 두드리고 듣고 느끼려하는 과정이 죄다 시인걸. 그렇다.
어찌 보면 이 시집은 올해로 "마흔 다섯"이 아니라 "마음 다섯"이 된 시인 성미정의 여전한 성장일기이며 관찰일기라 할 수 있겠다. 나이는 먹는 대로 자라는 게 아니지만 마음은 먹는 대로 자라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