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중국의 근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 책은 중국의 사상가 왕후이가 지난 15년간 쓴 논문을 묶어서 펴낸 책이다. 그는 중국에서 신좌파 논객으로 유명해졌지만, 한국에서는 백영서 등 창비 주도 동아시아 담론의 객원 플레이어로 조명되며, 새로운 '국경 없는 비판적 지식인 공동체'를 모색하는 학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 책에서 왕후이가 갖는 가장 큰 문제의식은 '중국과 중국의 근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이다. 이것은 우리의 시각과 언어로 우리의 역사를 쓰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인식이면서 동시에 서구 지식인들의 '아시아 상상'(오리엔탈리즘)의 허상에 대한 반발인데, 왕후이에게는 역사적 사료에 근거해 이러한 중국 이미지를 분쇄시키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다.
왕후이는 이 책에서 말한다. "오늘날 미국의 금융 패권을 포함한 여러 가지 패권들은 미국의 군사적 패권과 국가적 패권이라는 기초 위에서 형성되었다. 이런 패권 없이는 어떤 금융적, 시장적 패권도 존재하지 않게 되며 모두 붕괴되고 와해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는 분명 국가의 실체적 힘을 직시하고 있는 지식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결코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패권화의 길과 무관하지 않다.
왕후이의 이번 저작은 확실히 문제적이다. 과연 한국의 지식인들은 이러한 왕후이의 역사서술과 현실분석을 서양에 대한 대안적 역사담론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중심주의의 산물로 보고 접근할 것인가. 이 책을 통해 왕후이라는 문제적 인물의 행보를 우리가 깊이 분석해보아야 할 것이다.